국내 기술로 정부가 나서 국내외 활성화를 독려하는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가 국정감사에서 몰매를 맞았다. 수요는 물론, 4G 경쟁기술인 LTE 대비 경쟁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의원들간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소속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현재 방통위의 와이브로 정책 실패 및 경쟁력 부재를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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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국감에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국내외 와이브로 서비스 미래에 대해 작지 않은 우려를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이날, 삼성전자는 모바일 와이맥스의 러시아 전역 상용서비스 확대를 발표했다. | ||
성윤환 의원(한나라당)은 현재 존폐 기로에 선 와이브로를 정부가 주도해 활성화시키든지, 경쟁력이 없다면 이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요구했다.
성 의원은 현재 국내 독자기술인 와이브로가 4G 표준 경쟁기술인 LTE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LTE가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반면, 국내 와이브로 시장은 초기 시장 창출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방통위의 사업자 투자 압박과 관련, “통신사들이 와이브로망 구축에 2008년까지 총 1조 3967억원을 투자했지만, 사업자들의 2008년까지 매출액 합계액은 250억원에 그치고 있다”며, “방통위는 와이브로 음성서비스 허용, 사업자 압박 등에 신경 쓰기보다는 근본적으로 와이브로가 경쟁력이 있는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의원은 “현재 와이브로 사업은 성장과 정체의 기로에 서있다”며, “방통위는 와이브로를 철저히 재검토해 경쟁력이 있다면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활성화하도록 하고, 반대로 경쟁력이 없다면 과감히 와이브로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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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구식 의원(한나라당)은 와이브로 산업이 큰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와이브로 사업 추진에 있어 상용화에 따른 사업성에 대한 면밀한 고려 없이 장밋빛 전망에만 매몰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와이브로 허가정책 수립 당시 2004년 와이브로 도입에 따른 가입자 규모가 상용화 원년인 2006년에 약 60만명에서 오는 2010년에는 85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2009년 6월 현재 와이브로 서비스 가입자는 23만명 수준으로 당초 예측치의 1/3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최 의원은 와이브로 산업의 향후 극복 과제로 ▲기술적으로 특정 기업에 종속적인 구조 ▲독자적 기술방식 채택에 따른 기술적 고립 ▲당초 예상과는 동떨어진 시장규모 등을 꼽았다.
최 의원은 “기존 정책논리에만 매몰돼 정책수립 당시와 크게 달라진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와이브로 산업의 앞날은 지금보다 더 어두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변재일 의원(민주당)은 공적자금을 통한 시장진출은 특정기업에 대한 혜택이라며,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한 와이브로 사업추진 논의를 당장 멈추라”고 요구했다.
지난 7월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일자리창출과 경기회복을 위한 투자촉진방안 간담회에서는 와이브로와 IPTV 활성화를 위한 SPC 설립방안이 발표된 바 있다. 변 의원에 따르면, 주무부처인 방통위는 당시 이를 몰랐다고 부인하다 국감 직전, 자료 제출을 통해 발표 5일전인 6월 28일 알았다고 답했다.
변 의원은 “정부 역할은 기업이 투자할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까지로 공적자금으로 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것은 넌센스이다”며, “시장에서 경쟁재가 엄연히 있고, 더욱이 같은 서비스 경쟁사가 있는 상황에서 특정서비스, 특정회사에 공적자금이 들어간 SPC를 통해 투자를 한다는 것은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변 의원은 “정권의 말 한마디에 팔목 비틀기 식으로 통신요금인하를 발표하고, 투자는 공적자금을 들여서 하는 것은 권위주의 정부 때나 하던 발상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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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방송통신위원회 | ||
나아가 변 의원은 “만일 SPC를 허용할 경우, 정부의 법안대로 주파수경매제가 도입될 때, 외국자금이나 공적자금을 끌어와 맘대로 주파수를 사냥하는 것을 막을 명분이 없다”며 정부 발상 자체를 비판했다.
한편, 방통위가 국회 문방위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상용서비스를 시 작한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사업자별 망구축 비용은 KT 7303억원, SK텔레콤 6664억원 등 총 1조 3967억원이다.
당초 KT와 SK텔레콤의 투자 목표는 각각 7958억, 6644억원으로 양사 투자이행률은 92%, 93%로 나타났다.
반면, 와이브로 관련 매출은 이 기간, KT가 249억300만원, SKT 1억9200만원에 불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