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정책 독임제 부처 일임 안돼”

      “방송정책 독임제 부처 일임 안돼”에 댓글 닫힘

셀룰러뉴스 홍석표 기자 = 미래창조과학부의 공룡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방송정책을 독임제 부처에 일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여론형성 기능이 큰 인터넷까지 독임제 부처로 가면 제2미네르바 사태가 우려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언론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유승희)가 언론개혁시민연대와 함께 28일 국회에서 개최한 방송통신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진단과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는 이러한 주장들이 쏟아졌다.

이날 사회는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가, 발제는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과 교수와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이 맡았으며, 토론에는 강성남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이남표 성균관대 겸임교수,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이 참여했다.

유승희 의원은 인사말에서 “방송정책까지 독임제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담당한다는 인수위 구상이 엄청난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방송정책이 비로소 합의제 기구인 방송위원회에서 다뤄지게 되었는데, 이제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에 대해 적극 협력할 계획이지만, 방송정책까지 독임제 부처에 맡기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않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를 담당한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과 김경환 교수는 “방송 관련 합의제 정부 조직의 운영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서도 근본틀은 변화되지 않았다”며 “이명박 정부의 경우 상당수 문제는 합의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를 최시중 위원장이 독임제 형태로 운영한 것에 초래된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인수위 발표처럼 방송정책이 견제가 전혀 없는 독임제 장관에 의해 수행된다면 방송의 공공성과 표현의 자유에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이는 방송통신 관련 정부 조직이 1998년 이전의 공보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통신과 인터넷 관련 업무 일체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된다는 점에서 인터넷(포털)과 최근 사회적 여론 형성의 주요한 도구로 각광받고 있는 소셜미디어(트위터, 페이스북 등)도 독임제 장관 소관 업무가 돼 인터넷 표현의 자유 제약을 위한 시도들이 시행됨으로써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게 김 교수 판단이다.

결국 김 교수는 IT산업의 국가경쟁력 저하의 핵심은 독임제와 합의제 기구라는 정부의 조직형태가 문제가 아니라 창의성과 다양성이 부족한 사회문화적 분위기와 대기업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산업생태계 구축 실패에서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추후 IT분야의 유사 4대강 사업 등과 같은 국가적 예산낭비를 막기위해서라도 반드시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분야 업무는 현행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김 교수의 입장이다.

아울러 미디어 정책은 정부로부터의 독립이 보장돼야 하는 만큼 사회·정치적 합의가 중시되는 합의제 독립기구 유지가 요구된다고 밝힌 김 교수는 특히 미래부처럼 독임제 기구가 ICT 생태계를 통합 관리할 경우 특정 영역(네트워크)에 자원이 과도하게 투입돼 실제 육성이 필요한 콘텐츠와 플랫폼 발전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창의력을 기반으로 콘텐츠(방송·통신·영화·인쇄·신문·게임 등)와 플랫폼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미디어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방송통신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미디어위원회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대신 방통위의 방송 및 통신, 인터넷 진흥 및 관련정책은 미디어위원회로 이관하고 통신 네트워크 관련 정책과 개인정보보호 관련 정책만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토록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신설 미디어위원회에는 문화부의 순수예술을 제외한 신문, 출판, 영화, 게임, 대중음악, 공연 등과 같은 업무를 이관해 담당하게 하며, 동시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물등급위원회 등을 통합한 콘텐츠심의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Visited 33 times, 1 visits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