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2일 내놓은 아이폰 ‘약정승계 프로그램’이 인터넷과 트위터 등 온라인?모바일 공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싸고 논박이 이어지자 KT는 “보상판매책 아닌 승계 대상 편의를 위한 제도상 추가 개선”이라고 말을 더했다.
당장 (보도자료 배포보다 먼저)이를 처음 알린 쇼블로그(http://smartblog.show.co.kr)가 후끈 달아올랐다. 누리꾼들은 발표 몇시간만에 모두 40여개의 댓글을 통해 다양한 견해를 쏟아냈다. 아쉽게도 “이게 정책이냐”는 반발이 주를 이뤘다.
당장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반박이 많았다. ‘누구를 위한 정책이냐’는 질문이고, “결국 KT 입장에서 아이폰 고객의 확대”(ID ‘콰지00’ 등)란 지적이 제시됐다.
특히 아이폰4 출시를 전후해 아이폰3GS 가격인하(혹은 ‘공짜폰’)가 지속되는 마당에 누가 쓰던 기기를 승계해 사용하겠느냐는 지적도 많았다.
결국 “중요한 건 승계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번호유지를 빼고) 새로 폰 하나 더 사는 거랑 다를 바 없다”는 것.
“kt 요점은 할부금만 승계하면 남는 장사가 아니니 ‘할부금+요금’까지 받겠다는 것”, “3GS 가격 떨어진 상황에서 누가 기존 가격 그대로 승계하나”, “차라리 기기대금 다 완납하고 3GS 리퍼 받아 중고로 팔겠다”, “다른 사람에게 사기 치라는 정책”, “이렇게 바꿀 시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뭔가?”, “KT는 단 1원도 손해보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깔고 만든 정책”….
한 사용자는 “KT 이미지 유지를 위한 방책일 뿐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을 때 아이폰을 산 사람들에겐 아무 의미 없다”며, “KT 입장에서는 고객의 부담을 고객에게 다시 연결시켜주는 이미지 메이킹일 뿐이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승계 받은 사람은 남은 리퍼 기간도 몇개월 안 된다”며, 승계시 A/S 여부를 우려하기도 했다.
트위터 역시, 이러한 프로그램 내용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이 반응을 쏟아냈다. 역시 “실망스럽다”는 입장 표명이 더 많았다.
“결국 잘 모르는 사람 사기쳐서 넘기고 새로 사란 말씀”(@sohn00), “아, 3GS 이거 누구한테 넘기지”, “KT는 4로 신규를, 승계로 기존 가입자를 묶어두려는 것”….
반면, KT 정책을 옹호하는 댓글도 없지 않았다.
“그럼 공짜로 넘겨주기라도 할 줄 알았나”, “어차피 전에 쓰던 사람이 낸 돈은 받지 않을테니 새로 사는 거 보다는 많이 싸겠죠”, “6개월 뒤 업데이트할 걸 알면서 구입한 사람도 끝까지 사용할 책임이 있다”, “KT는 괜한 정책 내놓고 엄한 소리 듣지 않기를”…
우스갯소리도 늘었다. 승계하겠다는 사람이 있어야만 하는 제도 속성상 온라인?모바일에서는 ‘엄마?아빠?와이프’를 찾는 목소리들이 늘었다. ‘KT 때문에 졸지에 부모님들 아이폰 용자 되겠다’는 말이 나온 것도 이 때문. 역으로 ‘승계할 사람’을 찾기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감케 하는 대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는 벌써 ‘약정승계, 1000원’ 운운하는 아이폰 매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2일 이후 이러한 행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아이폰 사용자들 가운데, ‘분실밖에 길이 없다’는 낙담도 주목할 만하다. 자기 승계도 안되고, 마땅히 승계할 사람도 없으면서 아이폰4를 갖고 싶은 일부 용자들 푸념이다.
한편, KT는 정책을 내놓은 지 몇시간 만인 이날 오후, 쇼 트위터(@show_tweet)를 통해 “공지 드린 약정승계 프로그램은 보상 판매 정책이 아니며, 고객 혜택 프로그램도 아니다”고 다시 공지했다.
KT는 “(이는) 주변에 가족 등 약정 승계 대상이 있으신 분들께 절차상의 편의를 제공하는 제도상의 추가 개선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새로운 보상 판매정책 마련 여부에 대해서는 “없다”는 게 KT 공식 입장이다.
덧붙여 궁금한 것 몇가지.
-‘쇼폰케어’ 적용 여부. ‘쇼폰케어’는 단말기에 적용되는 보험상품으로, 단말기를 따라간다. 이 때문에 3GS를 승계 받을 경우, 3GS에 적용된다. 아이폰4는 새로 가입해야 한다.
-기변과 승계를 위해 ‘손 잡고’ 두 사람이 함께 대리점엘 가야 하나? “기본적으로 그렇다”는 게 KT 대답이다. 승계 받은 사람이 30일 이내 개통 처리를 해야 하는 것도 필수 팁이다.
-‘기기변경’이라고 해서 쓰던 3GS가 ‘공기계’가 되는 건 아니다. 물론 승계 받는 사람이 개통하기 전까지 ‘잠깐’ 공기계 상태지만, 단말 대금 완납이 이뤄진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맘대로 처분 가능한 ‘공기계’는 당연히 아니다.
-‘본인 승계’?, 안된다. 아이폰4에 엎어 남은 약정을 끌고 갈 수 없다는 소리다. ‘투폰’ 형태 새로 아이폰4를 개통해 쓰는 거야 당연, 된다.
-승계 받는 사람도 i요금제를 사용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새로운 보상 판매 정책이 마련될까? KT 대답은 단호하다. “없다.” 이윤을 남기는 기업 속성상, 자선하듯, 모든 사용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킬 순 없다는 것. 이를 요구하는 입장도 이해하지만, KT에 대해 너무 무리한 부탁을 하는 데 대해서는 서운한 속내도 감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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