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얼마나 팔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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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iPhone)’이 ‘마침내’ 28일 국내 공식 출시됩니다. 정식 발매 형태 ‘1호 가입자’도 이때 나올 예정입니다.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미국이나 일본, 중국에서도 시도됐던 대규모 런칭쇼가 열립니다. 예약가입자 중 추첨을 통해 이날 1000명에게 아이폰이 전달되는 ‘깜짝’ 이벤트입니다.

아이폰의 예약가입이 22일 발표 첫날 1만 5000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판매량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전세계 80개 육박하는 나라에 퍼져 모두 3500만대 이상 팔려나갔다는 아이폰입니다. 중국시장에서 다소 주춤한다고는 하지만, 여세를 몰아 마침내 한국 시장에도 도전장을 냈습니다.

아이폰 출시방침이 전해지면서 아이폰이 국내 모바일 업계에 미칠 후폭풍에 대한 예단은 차고 넘칩니다. 2년여 국내 출시를 끌어오면서 ‘신사대주의’라는 폄하도 적지 않았습니다. ‘일개 기업(애플)에 끌려 다니는 IT강국(한국)’이란 자조도 심심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에코시스템의 혁신을 통한 모바일 업계의 재편’이라는 점은 여전히 후한 점수를 받습니다. 단말 하나로 모바일 혁명을 일으켰다는 점이 다소 뜨악하긴 하지만, ‘아이폰 전도사’ 이찬진 드림위즈 CEO가 아니래도 ‘아이폰 도입의 당위성’에 대한 두둔은 국내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이런 아이폰이지만, 예상 밖 ‘얼마나 팔릴 것이냐’에 대해서는 다소 소극적인 전망이 우세합니다. 적게는 10만대에서 많아야 50만대 정도 대략적인 판매량을 점치고 있습니다. 참고로 가장 많이 팔렸다는 T*옴니아가 대략 16만대 팔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대략 40만~50만대 정도로 잡고 있습니다.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모바일 TFT 본부장은 지난 5일 KT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가 마련한 세미나를 통해 “20만(KT 단독 출시)~50만대(SKT 병행)’를 전망한 바 있습니다. 23일자 트위터를 통해 김 본부장은 “올해 많아야 10만대, 내년 추가 10만대를 예상했다”며 아이폰 예약가입 ‘폭주’가 예상 밖이란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2년간 50여만대가 판매됐지만, 그만큼 서비스가 고도화되지 못한 우리나라 경우, ‘덜’ 판매될 것이란 지적입니다. 김 본부장은 특히 청소년과 대학생, 20, 30대 직장여성의 수요를 이끌어낼 필요성도 제기했습니다. 일반 유저로 확대해야 아이폰(스마트폰) 시장이 더 무르익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판매량을 낮게 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유선 인터넷이 잘 깔려 무선인터넷이 급속 성장할 수 없는 국내 환경과 이미 올해 천만대 이상의 기변 수요를 소화해 향후 2년 내 아이폰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아니래도 풀브라우징이 가능한 일반폰이 급증하는 것도 한 이유입니다.

이날 세미나에 패널 토론자로 참석한 명승은 전 야후코리아 차장(블로그: www.ringblog.net)은 블로그를 통해 이보다 더 박한 전망치를 내놓았습니다. ‘12만~15만대’를 예상했으며, 그 원인으로 ‘애플 최악의 A/S, DMB 등 미지원, 특화 애플리케이션 부족’ 등을 꼽았습니다. “‘애플의 자리’라고 말할 수 있는 1/3을 스마트폰에서도 역시 넘지 못할 것”이란 게 그의 판단입니다.

물론 “적어도 70만명 이상이 아이폰 구매의사를 가질 것”(김우식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이란 기대도 있지만, 역시 아이폰을 출시하는 KT의 입장입니다. 뛰어난 제품이지만, 국내 수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데 더 공감대가 큽니다.

아이폰은 제품 자체 단점도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6개월 이상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김지현 다음 본부장의 지적은 더 구체적입니다.

먼저 멀티태스킹이 통화시에만 제공돼 불편이 적지 않다고 말합니다. 가령 메일을 보다 통화를 하면, 종료 후 다시 메일로 돌아갈 수 없답니다. 통화기록을 개별 삭제 할 수 없다는 것도 소소하지만, 불편사항으로 거론됐습니다. 특히 바람 피는 유부남들, 주의사항이랍니다. 물론, 영상전화가 지원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내들의 걱정거리(!)이겠습니다.

이외 ▲통화시 주소록에서 초성 검색 불가 ▲다양하지 못한 진동음(‘진동/전화벨/진동+전화벨’ 셋만 지원) ▲발열현상(“그래서 블루투스를 휴대한다”) ▲배터리 제한으로 인한 푸시 기능 제한 ▲블루투스•멀티태스팅을 이용 못하는 스카이프 등을 꼽았습니다.

역시 무엇보다 치명적인 약점은 배터리와 A/S입니다. 10만개가 넘는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자니(!), 내장형 온리(only)인 배터리 용량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늘 충전한다”는 게 김 본부장 해결책입니다.

애플의 A/S 역시 고개를 젓게 하는 대표적인 요인입니다. 사용중인 아이팟터치의 예를 들어 김 본부장은 “증상 확인만 3일”이라며, 애플의 고질적인 A/S 부조리를 꼬집었습니다. KT가 나서 아이폰 A/S를 맡겠다고 하니, 속도감은 나겠지만, ‘수리 불가, 제품 교환’을 앞세운 강압적인 A/S정책이 국내 얼마나 먹힐 지도 관심거리입니다.<아이폰 A/S 방침 참조>

그러나 아이폰 출시에 열광하든, 시큰둥하든 아이폰으로 인한 모바일 생태계의 변혁은 모두가 예감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에 대한 소프트웨어의 승리’, ‘이통사에 대한 제조사의 승리’ 등 분석은 이러한 변화의 일단입니다. 역시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데 재미는 더 합니다.

올해 T*옴니아의 최다 판매량이 ‘1차 성징’이었다면, 아이폰 출시는 국내 스마트폰 업계 ‘제 2의 성징’이 될 게 자명합니다. 그 징후의 폭이 더 크고 넓다는 점에서 우려 이상으로 아이폰에 환호하는 목소리들이 가치가 있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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