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방송이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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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방송이 수상합니다. 들끓는 여론이 아니래도 요즘 방송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문외한마저 귀 쫑긋하게 합니다.

‘수상하다’는 건, 크게 코미디와 다르지 않다는 뜻입니다. 개그맨이 못 웃기니, ‘허경영’이 웃깁니다. 엔돌핀도 없고, 카타르시스도 없으니 KBS가, MBC가 나섭니다. EBS도 한 몫 거듭니다.

우선 ‘김제동’ 얘깁니다. ‘사태’라고 해도 족할 일입니다. 관례를 벗어난 ‘축출’이라는 데 이견이 더 적습니다. ‘스타골든벨’에서 그가 하차되는 데 불과 하루 걸렸답니다. 흔한 게 개편이라지만, 팽개치듯 진행자 갈아치우는 심사는 자주 있는 일 아닐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노제 당시 사회를 본 것과, 막 시작한 트위터 첫 발언으로 ‘쌍용차’를 언급한 게 미운털 박혔기 때문이리란 판단입니다. ‘연예질’만 않는 연예인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을 반영한 결과란 분석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김제동은 좌파’라는 겁니다. ‘공영방송’ KBS야 억울하든 말든, 이런 분석은 설득력을 얻으면서 공감대를 더 넓히고 있습니다. ‘신선한 변화’를 앞세웠지만, 직전 하차한 동료를 다시 세우는 걸 보면, 후안무치도 그런 안하무인이 없습니다.

한국시리즈 마지막 결승전 연타석 홈런도 아니고, 이번엔 ‘손석희’가 입길에 올랐습니다. ‘민주방송’ MBC 얘깁니다. ‘100분 토론’이 지루했는지, 손석희 교체론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사퇴를 못 박으려 여기저기 애드벌룬식 난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제동과 다르게 손석희 낙마의 변은 ‘비싸다’는 것입니다. 경영긴축을 위한 필요조치라는 설도 있고 하니, MBC가 어렵긴 어려운가 봅니다. 그래도 내세운 핑계치곤 좀 옹졸합니다.

더 비루한 건 이를 관철시키려는 ‘배후’의 노력들입니다. 자진사퇴 않겠다니, 하차시키려 다소 무리도 따릅니다. 여기저기서 파열음만 깊습니다. MBC를 ‘접수’한 방송문화진흥회의 작금 행태에 대한 비판도 이 연장선입니다.

‘김우룡 MBC 사장, 엄기영 방문진 이사’라니? ‘양파운찬’과 함께 최근 유행어 1, 2위로 손색이 없습니다. ‘발본색원’ ‘좌파척결’, 몽매한 구호만 남발합니다. 엄 사장, ‘무한도전’ 때 웃음 잃은 지 이미 오랩니다.

‘홍준표’도 ‘허경영’ 못지 않습니다. 냉소도 웃음이라면, ‘홍’이 더 합니다. 생방송에서 진행자 면전에 대고 덥썩 사퇴를 공식화 해버렸습니다. 고도의 언술言術은 한 뼘 더 나아갑니다. “값비싸 그렇다면서요? 좀 깎아주시죠” 이게 전직 집권여당 대표가 할 소립니까.

심사위원이었던 사람이 재공모에 후보 등록, 직접 사장이 된 사례는 또 어떻습니까. EBS 얘깁니다. 냉큼 방통위 임명장은 받았는데, 첫날 출근이 무산됐습니다.

“장악할 수도, 장악될 수도 없다.” 방송 장악 논란의 정점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즐겨 쓰는 답변입니다. ‘김제동’도, ‘손석희’도, 이전 클로징 멘트를 문제 삼은 ‘신경민’도, ‘김상수’도 이들에겐 불필요한 ‘잡음’일 뿐입니다. 그만큼 국민들은 이 코미디가 더 속 쓰립니다.

하, 방송이 수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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