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pth]LG휴대폰 ‘업계 3위’ 희망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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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휴대폰의 업계 3위 입성이 끝내 무산됐다. 희망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된 게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게 업계 평가이다. 한껏 부풀었던 기대가 두 달 만에 무너진 지난 2분기 실적에서도 LG휴대폰은 모토로라에 이은 ‘4위’가 아니라 삼성전자에 이은 ‘3.5위’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바, LG휴대폰의 3위 입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LG 3위’ 전망은 이렇게 시작됐다=올 2분기 LG휴대폰의 3위 입성은 지난 6월부터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LG휴대폰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던 반면, 모토로라 휴대폰 공급량은 1분기에 비해 추락을 면치 못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이 같은 업계 기대는 7월 초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아날리틱스(SA)를 비롯한 일부 리서치 기관이 2분기 LG휴대폰 3위 입성을 전망하면서 본격화됐다.

이들은 예상 시나리오를 통해 “2분기에 LG휴대폰이 2800만대를 공급한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모토로라 휴대폰은 2780만대 공급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는 입장을 피력, ‘LG 3위’ 기대치를 높였다.

여기에 더해 국내 일부 증권사와 LG전자 스스로도 LG휴대폰의 3위를 거의 확신했다. 일부 증권사는 2분기 모토로라 휴대폰 공급량을 2200만~2300만대로 예측하는 것으로 LG휴대폰의 업계 3위를 낙관했고, LG휴대폰 역시 지난달 21일 실적발표 자리에서 자사가 2분기에 휴대폰 업계 3위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을 숨기지 않았다.

기대는 그러나 7월 말 모토로라가 2분기 실적을 공식화하면서 무너졌다. 불과 두 달만에 무너진 것.

7월 31일 진행된 모토로라 실적발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분기에 2810만대 단말을 공급해 2770만대의 LG전자를 제쳤다.

   
▲ MOTO-W755. 이 뮤직폰으로 모토로라는 2Q 단말 판매대수에서 LG전자를 제치고 3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모토로라측은 뮤직폰인 ‘모토 W755’ 단말(사진) 판매 호조로 북미 지역에서 우수한 시장점유율을 유지했고, 여타 단말이 중남미에서 강세를 보여 지난 1분기와 비슷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실적 향상 원인을 풀이했다.

이에 따라 휴대폰 업계는 기존과 변함없이 1위 노키아, 2위 삼성전자, 3위 모토로라, 4위 LG전자, 5위 소니에릭슨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이는 비단 2분기 뿐 아니라 올 상반기 실적을 통틀어서도 유효했다.

상반기 단말 공급의 경우 노키아와 삼성전자가 각각 2.37억대와 9200만대를 공급하는 것으로 업계 1•2위를 유지한 가운데, 모토로라가 5550만대로 3위, LG전자가 5210만대로 4위를 차지했다. 소니에릭슨은 4670만대 공급으로 5위.

◆모토 3위•LG전 4위? 업계 ‘갸우뚱’=공급량 기준으로만 따지면 2분기에 모토로라가 3위, LG전자가 4위를 차지했다는 걸 부인할 사람은 없다. IR을 통해 드러난 수치이므로 이를 부정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업계는 그러나 공급량만으로 업계 순위를 매기는 ‘도식성’을 거부했다. 공급량으로 2810만대의 모토로라 실적이 2770만대의 LG휴대폰보다 40만대 가량 많을 뿐 그 외 기타 실적은 LG휴대폰이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우선 매출 경우, LG휴대폰이 37억 달러인 반면 모토로라 휴대폰은 33억 달러에 불과하다. LG휴대폰이 적게 공급하고도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는 것은 미들&하이엔드 시장을 잘 공략했다는 의미이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다. LG휴대폰이 5.4억 달러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달리 모토로라 휴대폰은 3.4억 달러 영업손실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2분기 LG휴대폰의 영업이익률이 14%로 노키아(20%)에 이은 휴대폰 업계 2위인 반면 모토로라 휴대폰의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였다.

특히 모토로라가 레이저 이후 이렇다 할 히트제품을 내놓지 못하며 주춤하는 사이 LG휴대폰은 하이엔드 시장에서 히트 휴대폰을 계속 출시하는 것으로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LG전자는 지난달 9일 자료를 통해 자사 터치폰 누적 판매량이 6월 말까지 700만대를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가 세계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터치폰은 11종. 이 중 500만 화소 고성능 카메라와 사진 편집 기능을 차별화한 ‘뷰티폰’이 200만대로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고, 이어 ▲비너스폰(160만대) ▲보이저폰(130만대)이 ‘밀리언 셀러’를 달성했다.

프라다폰은 출시 이후 가격 인하를 하지 않았음에도 9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최근 출시된 블랙라벨 시리즈 제3탄 시크릿폰도 히트 조짐을 보인다는 게 LG측 평가이다.

   
 

◆LG-모토, 하반기 대격돌 ‘흥미’=2분기까지 승패를 분명히 가리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 관심은 하반기 LG전자와 모토로라의 실적에 모아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측에 따르면, 하반기 물량 공급은 양사가 비슷한 것으로 판단된다.

모토로라의 경우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공급량을 하반기에도 기록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고, LG전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떤 이는 공급 물량에 관한 한 모토로라에게 더 힘을 실어준다. LG전자 최대 휴대폰 공급처인 북미 CDMA 휴대폰 시장에 노키아가 입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일 뿐 아니라, LG전자가 로우엔드 시장 공략 교두보로 삼고 있는 인도 시장 역시 향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있어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로)모토로라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일부에서는 LG전자 휴대폰이 3분기 2700만대 공급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이는 2분기에 비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모토로라 실적이 2분기 수준으로 유지만 돼도 업계 3위를 넘볼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하반기에도 LG전자가 모토로라 휴대폰을 계속 압도할 것이란 데 이견이 없다. 지금처럼 LG휴대폰이 하이엔드 시장을 계속 공략한다면 하반기에도 영업이익률 10% 전후를 기록할 수 있는 반면, 모토로라는 마이너스를 면키 어렵다는 게 그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LG휴대폰의 진정한 3위 입성은 ‘연말 성수기’가 겹쳐 있는 올 4분기의 실적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판단된다. 4분기에는 LG전자가 사상 처음으로 분기 공급량 300만대를 돌파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영업이익뿐 아니라 공급량에서도 모토로라를 제칠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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