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펌웨어 업데이트에도 불구, 내가 갖고 있는 최신 스마트폰이 여전히 이유를 알 수 없는 이상 작동 현상을 지속한다면?
경상북도 구미에 사는 배현진씨(가명) 경험이다. 배씨가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삼성전자 ‘갤럭시S (SHW-M110S)’. 최단기간 1백만대 판매를 돌파한 국내 첫 스마트폰으로서 이른바 ‘아이폰 대항마’로 유명세를 탄 제품이다.
배씨가 이 제품을 구입한 것은 두 달 전. 옴니아로 시작해 지금까지 삼성전자 제품만 고집하며 사용해왔다. 갤럭시S를 구입한 계기 역시 고사양 스펙에 매료된 탓이었다. 화면 크기나 해상도, 그래픽 처리 능력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숱한 펌업에도 불구, '셀프터치' 같은 이상증세가 지속된다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에 대한 사용자 불만과 이를 처리하는 회사측 태도 간 간극을 메워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 배씨가 갤럭시S 이용 2개월이 채 안돼 제품에 대해 극도의 불만을 토로하는 입장이 돼버렸다. 아울러 ‘강성고객으로 판단, 환불로 관계를 끊으려는’ 회사측 태도는 배씨 불만을 더 키웠다.
배씨가 지적하는 문제는 크게 세가지. ▲속도가 느려지고 화면이 느려지는 랙 현상 ▲키 입력이 안되는 ‘먹통’ 현상 ▲제멋대로 터치가 이뤄지는 이른바 ‘셀프터치’ 등이다.
‘속도 저하’는 배씨에 따르면, 하루 1~3회 리셋을 시켜야 할 정도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특정 소프트웨어 실행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전원을 끄지 않은 상태로 2~3일이 지나면 이런 상태가 간헐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단말 오른쪽 하단의 ‘이전버튼’을 클릭 해도 화면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현상도 골칫거리. 이렇게 ‘먹통’이 돼버리면 손 쓸 수도 없이 이용 자체 ‘대기모드’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른바 ‘셀프 터치’ 문제는 심각하다. ‘귀신이 씌운 듯’ 자기 멋대로 터치를 시작하는 현상은 처음엔 신기했지만, 횟수가 잦아지면서 커다란 단말 불만 요인이 됐다.
배씨가 경험하는 이러한 ‘셀프 터치’는 이미 한때 인터넷을 달군 전례가 있다. ‘[단말기] 갤럭시S 본격 오작동 동영상’이란 제목으로 지난 8월말 600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던 이 동영상은 그러나 현재 ‘사용자에 의해 삭제된’ 상태다.
배씨가 찍어둔 동영상에서 이 현상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어떠한 조작 없이 스스로 터치되면서 프로그램을 돌리는 현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누리꾼이 제보하는 갤럭시S의 ‘유령 작업’은 이외 스스로 전화를 거는 행위로도 나타난다. 잠금을 해제한 후 발신하는 터치 스마트폰 속성 상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지적이다. 타 단말기와의 SW 성능비교 끝, ‘발로 만든 게 맞다’는 갤럭시S에 대한 평가도 눈에 띈다.
단말 출시 초기부터 이 제품에 대한 사용자 불만은 적지 않았다. 터치 오작동, 블루투스 인식 오류, 카메라 실행 오류, 대기상태에서 이유 없는 재부팅 재부팅시 초기화 현상 등 일부 ‘치명적인’ 사례들이 보고됐다. 오죽하면, 이러한 ‘버그’만 집대성한 기사까지 회자됐을까.
배씨 단말 이상증세의 심각성은 이러한 현상들이 최신 펌웨어 업그레이드 이후에도 지속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가장 최근 실시한 지난달 19일자 6차 펌웨어 업글까지 끝낸 제품이다. ‘펌업을 하면 할수록 증상이 더 심해진다’는 게 배씨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갤럭시S 출시 이후 모두 6차례의 펌업을 통해 다양한 단말 성능 개선을 이뤘다. 터치 반응 개선, 통화음질 최적화, 블루투스 헤드셋 음질 향상, 특정환경에서의 통화품질 안정화, 터치 퍼포먼스 향상, 폰북 초기화?특정경로 초기화 현상 보완, 3G 데이터 통신속도 향상 등이 그것이다.
지난달 16일 이른바 ‘수퍼 업그레이드’(DH09)시에는 통화녹음 기능, 새로운 문자입력 ‘스와이프(Swype)’ 제공 등 가장 큰 규모 펌업을 단행하기도 했다.
회사측의 ‘이용자 사용성?편의성 지원 차원”이란 입장에도 불구, 일부에서 ‘아이폰 출시 전 시장선점을 위해 미완의 제품을 내놓고 이를 수정한다’는 비판을 내놓은 것도 이런 잦은 펍업 때문이다.
논란에도 불구, 펌업 이후 단말에 대한 사용자 불만이 크게 줄어든 것도 사실. 단지, 여전히 배씨 경우처럼 현상이 지속되는 데 대해서는 회사측 성의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건 말할 나위 없다.
소비자 불만에 대응하는 삼성전자측 태도도 배씨를 열불나게 하는 요인이다. ‘기기야 그럴 수 있다’지만, 제품을 만들어놓고 나몰라라 하는 회사측 태도는 참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강력한 항의에도 ‘환불로 정리하자’는 뉘앙스를 풍긴다는 현지 서비스센터 입장을 배씨는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전화를 주겠다’던 센터측에서는 5일이 지난 6일 현재까지 종래 무소식이다.
일각에선 ‘좋은 스펙 제대로 쓰려면 루팅 하라’는 조언이 금언처럼 떠돌고 있다. 순정 그대로 갤럭시S를 쓰는 것은 단말 자체 성능을 맘껏 즐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탈옥해야만 아이폰을 제대로 쓸 수 있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문제는 단말 자체로도 쓰임새 훌륭하다는 경쟁 제품과 달리, ‘루팅 해야만 제 값 한다’는 갤럭시S에 대한 평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좋은 기기 성능을 활용하기 위해 루팅이란 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 회사의 책임 방기’라는 누리꾼 지적도 있다.
‘개발부서 사람들에게 직접 이러한 단말 문제점을 전달하고 싶었다. 폰의 문제인지, SW 문제인지 정확한 진단을 함께 모색하고 싶다.”
갤럭시S 스펙이 갖는 비교우위, 화면 크기라든지 녹음기능, 빠른 동작(평상시), 최상의 그래픽 카드 등 때문에 그래도 갤럭시S를 쓰고 싶다는 배씨가 삼성측에 원하는 당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