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삭제 일쑤 ‘삼성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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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끼고 삼성전자가 국내외 휴대폰 폭발 소식으로 연타를 맞았다. 15일(현지시각), 아이폰 4G 유출로 유명세를 탄 기지모도(gizmodo.com)가 삼성 풀터치폰 ‘로그폰’의 폭발 소식을 전한 데 이어 뉴시스가 17일 국내 삼성폰 ‘매직홀’의 폭발을 연달아 보도한 탓이다.

‘품질 삼성’을 강조한 삼성전자 입장에서 냉장고(지펠) 폭발에 이어 휴대폰 폭발이 가슴 아픈 일이겠지만, 원인 불명인 상태에서 보다 심도 있는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른바 ‘언론 플레이’. 불리한 삼성 기사가 들쑥날쑥 언론에 들고나는 건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공공연한 비밀이란 말까지 나돌 정도, 정도가 심하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17일, 다음과 구글, 네이버, 야후 등 포털 검색 결과는 오전과 오후과 극명하다. 당장 “[단독]삼성 휴대폰, 美 이어 국내서도 ‘폭발’”로 이를 제일 처음 보도한 뉴시스 경우, 이날 오후 야후 검색 결과를 따라가보면 전혀 엉뚱한 기사로 대체돼 있다.

해당 기사 게재 시간은 17일 오전 6시 1분. 대체 기사는 역시 동일 시간 대 ‘국토부 상담센터 운영’이란 한가한 기사로 갈무리 됐다.

조선일보. 구글 검색 결과 링크를 따라가보면 번듯한 제목에도 불구,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친절한 화면이 뜬다.

현재 해당 기사는 동아일보이투데이, 시사서울 등 몇몇 매체에는 오후 1시 30분 현재 ‘아직’ 그래도 걸려 있는 상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한 블로거의 지적도 제기됐다. ‘그린 멍키(Green Monkey)’라는 블로그 운영자는 ‘삼성전자 매직홀폰 폭발!! 관련뉴스 포털서 사라져!!’란 제하 글에서 뉴시스와 조선일보 등의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 블로그 맺음말. “이런 뉴스와 이야기는?OOO 조중동은 물론 국내 유명한 IT블로거들은 하지 않습니다. 삼성광고와 휴대폰 등 공짜체험 기회 때문에….”

이에 앞서 미디어오늘도 언론과 삼성전자간 유착을 지적한 바 있다. 국내 폭발 아닌, 해외 폭발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미디어오늘은 17일자 ‘삼성전자 휴대폰 폭발 기사 사라졌다’라는 기사를 통해 ‘로그폰 폭발’이라는 기즈모도를 인용한 파이낸셜뉴스와 YTN 등 기사가 대부분 삭제됐다”고 전했다.

기사는 이를 전한 한 블로거의 블로깅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며, 기사를 삭제한 한 신문사 관계자 말을 인용, “삼성전자에서 전화를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에 불리한 기사가 언론이나 포털에서 삭제된 사례는 이번이 물론, 처음은 아니다. 대표적인 게 올해 초 한 시장조사업체의 설문 결과 보도 행태.

지난 1월 시장조사업체 마케팅인사이트는 ‘아이폰 만족도가 삼성전자 ‘T옴니아2’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설문 결과를 언론사에 대대적으로 배포한 바 있다.

1월 4일부터 8일까지 스마트폰 이용자 대상의 이메일 설문조사를 실시, 700명의 유효응답을 이끌어낸 해당 조사 결과는 당시 스마트폰 실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첫 스마트폰 만족도 조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실제 보도자료가 뿌려진 당일 30여개 이상의 매체가 인터넷판으로 이를 받아(구글 검색 결과) 높은 호응을 보이기도 했다.

기사는 그러나 주말을 전후, 인터넷에서 하나 둘 내려갔으며, 급기야 월요일자 오프라인에서는 단 한 곳도 게재되지 않는 쓴맛을 보기도 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라는 따끔한 비판이 미 실리콘밸리에 지사를 둔 업체 사장 입에서 나왔다. 맘대로 기사를 내리는 언론사도, 무소불위 금권을 휘두른다는 혐의를 받는 업체도 이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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