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아이폰 쇼크’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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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출시로 인한 급격한 국내 모바일 인터넷 생태계 변화, 즉 ‘아이폰 쇼크’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재삼 ‘IT(모바일) 강국’ 실현을 위한 포럼이 25일, 지식경제부 주최로 열렸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모바일 산업 아웃룩 포럼’은 ‘스마트폰 급성장에 따른 모바일 시장의 변화와 시사점’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포럼은 지식경제부 양병내 정보통신산업과장의 정부 전망(‘모바일 산업 아웃룩’), 삼성전자 금동준 수석의 ‘제조사 대응현황 및 전략’, NHN 백영란 실장의 ‘인터넷포탈 대응현황 및 전략’ 등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 형태로 진행됐다.

25일 지경부 '모바일 산업 아웃룩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 대부분은 국내 '아이폰 쇼크'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단순 '아이폰 따라잡기'로는 가능하지 않다는 데 공감했다. 플레이어간 '협업'이 중시됐지만, 이로 인한 중소기업의 손실에 대한 방지책 요구도 여전했다.

이에 앞서 축사에 나선 청와대 오해석 IT특보는 국내 스티브 잡스 출현이 가능하지 않은 이유로 ‘대학 지상주의’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공교롭게도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제임스 카메룬(영화 ‘아바타’ 감독) 모두 대학을 중퇴했다”고 공통분모를 제시했다.

오 특보는 아울러 “올해 상반기 중 대한민국 스마트폰 산업 전략화 추진 방침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26일 대통령 주재 회의 등 다각적인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음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 모바일 업계의 ‘아이폰 따라잡기’가 화두가 됐다. ‘하드웨어 강자’로서 누려온 기존 경쟁력이 ‘SW 절대강자’인 애플이나 구글 앞에서 무력해진 현실에 대한 자기반성도 제시됐다.

토론에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강홍렬 박사는 “아이폰 나온 지 몇 년째인데 이제 스마트폰이 난리냐”며 뒤늦은 국내 대응을 꼬집었다. 강 박사는 “아이폰, 아이폰 하는데, 아이폰이 최종 답은 아닐 것”이라며, “아이폰을 따라갈 게 아니라, 방향성을 잡아가 전망/용도를 따라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KT 사외이사)은 “사용자로서의 소망은 이통사에 불만 없이 이용하기 편했으면 하는 것인데, 애플은 한국에 안 와보고도 (그런 제품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망 개방 등 오랜 고민이 아이폰 출시 3개월만에 의미가 없어지더라는 방통위 관계자 말도 덧붙였다.

문화일보 오창규 논설위원은 정보통신 관련 업무가 4개 부처로 나뉜 현실에서 지경부 단독 논의가 갖는 한계를 지적했다. 또 오 위원은 이미 2002년 ‘스마트폰’을 삼성전자가 처음 만들었음에도, 제조사나 이통사, 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오늘날 사태가 벌어졌다며 플레이어 전부의 무대응을 질책했다.

오 위원은 “정부는 미래를 이끄는 바를 몰랐고, 제조사는 박리다매에 정신 팔려 미래 휴대전화 개발에 소홀했으며, 이통사는 무선랜을 개방 안한 채 통행료 징수하는 재미에 빠져있었다”고 강조했다.

오 위원은 특히 삼성이 최근 ‘MWC 2010’에서 본격 선보인 독자 플랫폼 ‘바다’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오 위원은 “삼성 ‘바다’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깊숙이 들어가보니 임시방편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바다 OS가 수많은 어플을 담는 그릇으로서 세계를 제패하는 OS가 될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오 위원은 “천하의 삼성도 이렇게 힘든 상황인데, 이는 자업자득이고 정부도 비전을 제시 못한 책임이 있다”며, “이미 우리나라 IT는 최선두에서 추격자 신세로 전락했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KT 하태숙 상무는 에코시스템이 구축된 PC시장에서 통신사?제조사 경우, OS?서비스 업체에 비해 기업가치 창출에 실패한 전례를 들어 에코시스템 구축이 절실한 모바일 분야에서 통신사 고민을 내비쳤다.

하 상무는 “플랫폼에 콘텐츠, 서비스를 지닌 애플은 에코시스템에 제조사 입장도 갖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비즈니스 모델(BM)이다”며, “갖고 있는 것만으로 고객 만족을 못하니까 영악하게 몇 개는 꽉 잡고 나머지는 앱스토어 형태로 오픈했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 애플에게 있어 앱스토어는 BM이 아니라, 자기 제품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중요 수단이 됐다는 것.

하 상무는 “우리나라가 애플을 이겨야 한다”며, “애플처럼 수직통합 하든지, (통신사?제조사?OS업체?서비스 기업) 4개 플레이어가 함께 사는 방법을 내놓든지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객이 네트워크 비용을 생각 안하고 쓰고 싶은 만큼 쓰게 하면 된다”는 하 상무는 “KT가 NHN 등 서비스 업체 등에 제공토록 데이터망 개방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객은 물론, 네트워크를 이용해 사업하는 CP 등도 네트워크 부담을 잊도록 고민중이라는 하 상무는 “조만간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토론 말미, 플로어 질의에서 참석자들은 ‘사용자’가 빠진 포럼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고객을 대표하는 패널이 없다” “전문가 집단 몇몇 모여서는 산업 발전이 없다”는 불만에 지경부 양병내 과장은 “소비자를 지향적으로 생각해야 새로운 아이폰 BM이 나온다는 다수 지적에 공감한다”며, “현장의 목소리가 이통사나 제조사에 즉각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양 과장은 주제발표에서 ‘2015년 모바일 세계 최강국 달성’을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정부차원 대응 방향으로 ▲소비자 이용행태 등을 토대로 모바일시장의 중장기적 진화방향을 연구하는 민관 공동 ‘미래 모바일산업 리서치랩’(가칭) 구축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내 모바일 관련 통합조직인 ‘모바일 산업 대책반’(가칭) 신설 ▲산학연 각계 전문가 포함 ‘모바일 산업 포럼’(가칭) 구성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로직플랜트 심재범 사장은 “(작은 업체가 프로젝트 실행 시) 규모 있는 기관의 주도가 필요하지만, 문제는 참여 솔루션이나 업체 자체가 주도 업체에 흡수되거나 솔루션을 대치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며, “규모 있는 기관이 주도하는 건 맞지만, 참여업체 전문성을 보호해 주고 지속 발전을 권장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심 사장은 “협업시스템 부재, 에코시스템 부재를 얘기하지만, 정부 관계자의 솔루션 산업 마인드 부족, 대기업 오너들 출신 성분 문제 등 말해봐야 개선 여지가 없다”고 말해 현재 솔루션 업체 처한 상황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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