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최지성 대표 체제의 삼성전자가 17일, 부문체제를 폐지하고 단일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는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체제 변화는 부문체제가 위기상황에서는 효과적이지만, 2020년 IT업계 압도적 1위, 글로벌 10대 기업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전략으로서 단일 대표이사 체제가 더 합당하다는 회사측 판단 때문이다.
생존차원의 수비적인 위기 대응 전략에서 벗어나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마켓 리더로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유사 사업조직을 단일 사업부로 통폐합해 효율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체제로 전환하기로 하고,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IT솔루션사업부, 생활가전사업부, 무선사업부, 네트워크사업부, 반도체사업부(메모리담당, System LSI담당, 스토리지담당), LCD사업부 등 7개 사업부 체제로 재정비했다.
반도체 사업분야인 메모리사업부와 시스템 LSI사업부, 스토리지사업부를 단일 사업부로 통합, 메모리와 비메모리 부문간 포괄적 협력과 유기적 시너지를 본격화했다.
또 IT제품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디지털프린팅사업부와 컴퓨터시스템사업부를 통합, IT솔루션사업부를 신설했다.
국내외 영업체제는 고객과 현장 중심으로 재편했다. 지역총괄을 CEO직속으로 운영하고 기존 9개의 지역총괄 중 중아(中阿) 총괄은 아프리카와 중동을 분리하여 10개 지역총괄로 확대, 개편했다.
아프리카총괄을 별도 분리한 것은 성장시장인 아프리카지역의 현장 밀착형 영업역량을 강화하고 기존 주요국가 및 대도시 중심에서 주변국 및 중소도시로 영업력을 확대,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포석이다.
또한, 한국총괄의 경우 대리점 등 전속유통 경로와 백화점, 할인점 등 전략유통 경로가 혼재된 B2C 영업체제를 상권 중심으로 재편했고, 제품 및 경로가 혼재되어 있던 B2B 영업조직도 고객 및 시장 중심으로 전환, 영업체계 전반의 틀을 혁신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글로벌기업들과 마찬가지로 CEO 직속으로 COO(Chief Operating Officer, 최고운영책임자)와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재무책임자)를 운영, 거대한 조직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COO는 사업부간 시너지 강화, 글로벌 고객관리 및 대외협력, 각종 사업현안에 대한 이해관계조정 역할을 수행하게 될 예정이며, CFO는 스탭부문 최고 책임자로서 전사적 자원의 효율적 배분, 미래전략 수립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사업부간 ‘독립성’ 강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독특한 사업구조로 인해 부품부문의 고객사가 세트부문의 경쟁사가 될 수 있는 특수한 사업구조로 돼있고, 이에 따라 반도체 관련 사업을 단일 사업부로 묶어 사업독립성 강화를 도모했다.
반도체사업부는 해외판매조직을 세트 중심의 지역총괄 산하가 아니라 반도체사업부 산하에 독자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고객사간의 이해 상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도 반도체사업부와 LCD사업부는 22일 기흥에서, 나머지 사업부는 18~19일 양일간 수원에서 각각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15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된 최지성 대표이사는 이날, 수원 삼성전자디지털시티에서 임직원 7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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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17일 취임식을 가졌다. | ||
최지성 대표이사는 취임사에서 “임직원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동원해 시장 창조자(Market Creator)로서 고객을 감동시키고 고객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동시에 사회발전에도 기여하는 ‘창조적 리더’로 거듭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 대표는 “TV, 휴대폰, 메모리, LCD 등 선도사업은 압도적 시장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고, 컴퓨터, 프린터, 시스템 LSI, 생활가전, 네트워크, 디지털이미징 등 6개 육성사업은 조속히 1등을 달성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새로운 사업 영역을 적극 개척해 지속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의 정보, 통신 및 오락을 기반으로 하는 인포테인먼트 외에 건강, 환경, 에너지 등 라이프케어 관련 새로운 영역에서 신사업을 발굴하고, 차별화된 솔루션을 창출하는 노력을 가속화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