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6일 큰 폭의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전체임원 및 신규임원 승진규모는 각각 177명, 126명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각각 91명, 61명에 그쳤다.
회사측은 이번 인사가 위기 때는 강하게 조직을 혁신하고 위기대응형으로 전환하더라도 눈부신 실적에 대해서는 승진으로 보답한다는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강하게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절대경쟁력 확보와 시장지배력 강화의 기회로 전환시킨 VD, 무선, 메모리사업부는 두 자릿수 신규임원을 배출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최근 창립 40주년 비전선포식에서 선언한 2020년 IT업계 압도적 1위, 글로벌 10대 기업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글로벌역량을 갖춘 경영진의 진용을 대폭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역량을 갖춘 차세대 경영자 후보군의 경우, 대거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자로서 전면에 부상했다.
남성우 부사장(컴퓨터시스템사업부장)은 경영혁신 전문가로서 전사 물류, 공급망 혁신을 주도하다 ’09년 컴퓨터사업부장을 맡은 후 2조 7000억원에 머물렀던 PC사업을 1년만에 4조 2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키며 삼성컴퓨터를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시킨 장본인이다.
홍창완 부사장(PDP사업부장)은 ’81년 입사 후 28년간 TV개발에만 몸담으며 DTV 1위 신화를 썼던 핵심개발자로 ’09년 PDP사업 일류화의 중책을 맡아 PDP사업 원가경쟁력 확보 및 부품과 완제품간 시너지를 제고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했다.
이종석 부사장(글로벌마케팅실장)은 P&G, 켈로그, 존슨앤존슨 등 소비재마케팅회사에서 15년간 근무한 마케팅전문가로 ’04년 삼성전자 입사 후 글로벌 마케팅역량과 브랜드 가치 향상에 기여해왔다.
김재권 부사장(무선 구매팀장)은 입사 후 줄곧 구매업무를 맡아온 구매전문가로 구매 프로세스 개선과 혁신을 통해 TV 일류화에 기여해 왔고, ’09년부터 무선구매팀장 및 DMC구매팀장을 맡아 구매 부문의 시너지를 강화해왔다.
경쟁사와의 기술격차를 확대한 개발 및 제조기술부문에서도 부사장 승진자가 배출되면서 차세대 테크노경영진이 경영 일선에 새롭게 등장했다.
전영현 부사장(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은 KAIST 전자공학 박사로 ’00년 입사후 줄곧 DRAM 전제품의 개발을 주도한 핵심임원으로, 생존을 위한 업계간 치킨게임 등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극복하고 시장점유율을 한층 확대해 DRAM 시장지배력을 높였다.
김철교 부사장(생산기술연구소장)은 ’83년 생산기술연구소 입사후 장비개발을 시작으로 기술기획팀, 경영진단팀을 거쳐 ’07년부터 생산기술연구소장을 맡아 전사 글로벌 제조혁신 가속화를 주도해왔다.
전무 이상 고위임원 승진도 대폭 확대(51명)해 미래 경영자 후보군의 층도 두텁게 했다. 특히,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내국인 중심 인사의 틀을 깨고 글로벌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현지임원을 본사임원으로 대거 발탁함으로써 글로벌 인재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북미시장 DTV 1등 신화의 주역인 팀백스터(현지임원, SVP)와 존레비(현지임원, SVP)는 각각 본사 전무와 상무로, 프랑스 휴대폰 1위 달성을 견인한 필립 바틀레(현지임원, VP)는 본사 상무로 승진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외국인 1호 임원이었던 데이빗 스틸(David Steel) 전무의 승진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데이빗 스틸 전무는 ’97년 사내 컨설팅 조직인 미래전략그룹 창립멤버이자 ’02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삼성전자 임원에 오른 상징적인 인물로 현재 북미총괄 마케팅팀장으로 근무하며 북미 TV 및 휴대폰 1위 달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올해부터 본격적인 ‘다양성 확대’ 전략을 전개한 결과, 정성미 상무(생활가전사업부 상품기획 담당), 조은정 상무(글로벌마케팅연구소장) 등 내부 승진 여성 임원을 동시에 2명 배출했다.
무엇보다 승진규모에 있어서는 삼성전자 경쟁력의 양대 축인 연구개발(38명)과 영업•마케팅부문(28명)에서 가장 많은 승진자가 배출됐다.
개발부문은 미래를 선도할 혁신기술 개발자가 대거 승진했고, 열정과 창의성을 갖춘 신진세대도 전면에 등장했다.
특히 홍준성 상무(Media Solution센터 S/W개발담당)의 승진이 눈길을 끈다. 홍 상무는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 독자 모바일 플랫폼인 ‘바다(bada)’를 개발한 주역이다.
이는 세계최고의 기술리더십을 확고히 유지해 2위 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늘려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안윤순 상무(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TV개발담당)는 세계최고의 고화질 LED TV 개발의 주역으로 ’09년 자랑스런 삼성인상 기술상을 수상한 핵심기술자다.
대부분의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해외영업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영업담당과 이를 지원하는 마케팅담당에 대한 승진 폭 또한 확대됐다. 특히, 중남미•아프리카 등 이머징 지역의 승진 규모를 확대, 시장개척을 통해 글로벌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해외거점 경우, 김석필 전무(프랑스 판매법인장)는 프랑스 시장 휴대폰 압도적 1위 달성에 기여한 공로를, 한명섭 전무(멕시코 생산법인장)는 세계 최고 수준의 TV 공급기지 구축으로 북미 TV시장 1위 달성 기여한 공로로, 엄영훈 전무(북미총괄 DCE부문 Co-President)는 ’09년부터 북미총괄로 옮겨 팀백스터 專務와 호흡을 맞추며 북미 DTV, 블루레이, HTS 1위 달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상무에서 전무로 발탁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사장단 인사와 이번 임원 승진인사에 이어 실시 예정인 전사 조직개편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