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마침내’ 와이브로에 음성 탑재를 허용했다. 특히 기존 이동전화 번호와 동일하게 ‘010’을 부여함으로써, 기존 ‘데이터 중심’ 와이브로는 ‘음성+데이터’로 이통 서비스와 한판 경쟁을 예고했다.
와이브로 음성 서비스 개시 예상 시점은 내년 12월쯤.
이번 음성통화 허용 및 ‘010 번호 부여’가 와이브로를 살릴 수 있을까. 회의적인 많은 시각에도 불구, 이를 밀어붙인 방통위 속내에 대한 궁금증도 더 커진다. 표면적으로 ‘이용자 편익’ 등을 앞세웠지만, 음성까지 허락한 마당에 와이브로 활성화가 불발로 그칠 경우, 해당 사업자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와이브로 음성탑재’를 의결한 24일 방통위 제 47차 회의에서는 어떤 얘기들이 오갔을까. 그간 첨예한 쟁점에 대해 다소 논박을 피하지 않는 위원들간, 적쟎은 얘기가 오갔으리란 짐작은 하고 남는다.
먼저 와이브로에 010번호를 부여키로 한 이유. 이를 통해 ‘이동전화, 시내전화 등 다른 통신망 가입자들과 음성통화를 가능케 함으로써 이용자 편의성 증진 및 서비스 활성화를 토로하고자 함’이라는 게 방통위 제안 이유다.
이날 회의에서는 ‘음성부여’ ‘010번호 할당’ ‘주파수 할당대가’ 3가지가 안건이었다. 이미 지난 9월 대통령 업무보고 때 방통위 ‘확약사안’이었고, 이후 이를 기정사실화 해 온 만큼, ‘음성 허용’에 대한 반대는 전무했다. 이병기 위원 경우,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할 정도.
최시중 위원장도 “오늘 여기 주제는 번호를 010으로 부여하느냐 안하느냐, 대가를 어떻게 산정하느냐가 핵심이다”고 정리했다.
‘어떤 번호를 내줄 것이냐’에 대해서는 약간의 이견이 나왔다. 이경자 위원은 “(와이브로 음성서비스가) 기존 이동전화와 특징이 다른데, 다른 식별번호 대신 010을 할당하려는 이유를 물었다. “와이브로망이든 3G든 올 IP시대를 대비해 010으로 가는 게 소비자 선택 폭 넓히는 것”이란 대답이다.
이경자 위원은 특히 ‘010 번호통합’ 자체, 고유 브랜드 식별정보를 차단하는 것으로 사업자 입장에서 독자적인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활동을 위축하는 것이라고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와이브로 음성탑재를 반대하는 SK텔레콤이나 LG텔레콤 등이 가장 첨예하게 내세웠던 ‘주파수 할당대가 재산정’ 경우, 방통위는 “기술의 진화이므로 할당대가 재산정 사유가 아니다”고 정리했다.
“할당대가는 최초 할당시점에서 금액이 확정되는 국가채권으로 전파법이나 국가채권관리법 등은 사후 환경변화를 이유로 이를 변경 또는 재산정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것.
이경자 위원은 “매출액 산정기준이 너무 미미하다”며 “특혜시비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예상매출액을 근거로 할당대가액을 산정했는데, 그때는 과다하게 했다”는 방통위 관계자 답에는 “우리가 하는 얘기를 우리가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해놓고 매출액은 산정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액수가 나오는 데 대한 반응이었다.
이와 관련, 방송위측은 “당초 (와이브로 가입자) 490만명을 예상했기 때문에, 아무리 번호 부여해도 정도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특혜시비는 없을 것”이라며, “과다하게 책정됐다기 보다는 평균적인 사업자가 네트워크를 충실히 깔고 마케팅을 충분히 했다면 제대로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와이브로 사업자가 네트웍을 ‘덜’ 충실히 깔고, 마케팅을 ‘덜’ 충분히 했기 때문에 와이브로 활성화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방통위 판단의 일단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인터넷전화와 유사한 ‘와이브로 음성’ 특성상 보안 이슈가 함께 제기됐다.
이경자 위원은 “와이브로에 음성을 부여하는 것은 곧 인터넷전화로 보안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느냐”며 보완책을 물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인터넷전화인 만큼 와이브로도 마찬가지로 보안에 취약하다”고답했다. 이병기 위원은 “그 취약점은 그대로 남아있고, 이 과제는 계속 해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차 LTE에 있어서도 모든 음성통화는 VoIP로 되는 만큼, ‘통신보안, 통신보안’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 해결돼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보안 관련, 최 위원장이 내놓은 해법 하나. “당분간 보안문제에 대해서는 쓰는 사람들끼리 얘기를 하고 쓰는 것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