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pth]휴대폰 소음제거 ‘技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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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소음을 제거해 사람 목소리만 또렷하게 전달하는 ‘휴대폰 소음 제거 기술’이 최근 각광받으면서 업체간 기술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한 휴대폰을 사용할 경우, 지하철•노래방•백화점 등 주변소음이 큰 지역에서 통화하더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명확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일본과 국내에서 관련 휴대폰이 최근 나란히 출시됐을 정도로 일부 업체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서비스 사업자인 NTT도코모는 휴대폰 제조업체인 샤프와 협력해 지난 4월 주변소음 제거 기술을 탑재한 ‘SH705iII’를 출시했고, 국내 SK텔레콤 역시 LG전자와 협력해 6월 ‘알리바이폰(SH-400)’을 선보인 바 있다.

관련 단말을 내세우면서 SK텔레콤은 “LG전자의 알리바이폰에 이어 올해 중 삼성전자/모토로라/스카이 등과도 협력해 소음제거 기술을 탑재한 휴대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대목이다.


   
▲ LG전자가 오디언스 소음제거 기술을 탑재한 ‘알리바이폰(SH-400)’을 선보였다. 사진은 알리바이폰 자체 광고 동영상 한 장면.

SK텔레콤은 8월에 스카이가, 연내에 삼성전자와 모토로라가 각각 1개 기종씩 자사를 통해 소음제거 기술 탑재 휴대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코모(&샤프)와 SK텔레콤(&LG전자)이 발표한 휴대폰에는 오디언스(www.audience.com)의 보이스 프로세서(A1010)가 공히 도입됐다. 이는 오디언스가 업계에서 가장 발 빠르게 소음제거 관련 최신 기술을 발표했기 때문. 지난달 자사 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오디언스의 피터 샌토스(Peter Santos) CEO는 “앞선 기술이 시장을 주도하게 된 원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오디언스 외 퀄컴과 울프슨 등 쟁쟁한 업체도 관련 기술을 갖고 있다. 이들이 오디언스에 비해 후발주자인 것은 자사 기술을 오디언스만큼 상용화단계까지 아직 끌어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용 휴대폰이 발표돼 기세를 한껏 올리고 있는 오디언스와 달리 울프슨과 퀄컴은 최근에서야 칩셋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 칩셋을 탑재한 상용휴대폰의 경우 올해 4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퀄컴 고대건 부장은 “메이저 휴대폰 업체가 퀄컴의 주변 주변소음 기술이 도입된 칩셋을 사용해 휴대폰을 개발하고 있다”며, “올 4분기 상용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리 및 기술 추이= 인간의 청각기관 인지 지능에 기반을 두었다는 등 엔지니어들은 자사 기술을 경쟁사와 아주 다른 것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기본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휴대폰으로 통화를 할 때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상대방에게 통화자의 음성만을 깨끗하게 전달할 수 있고자 하는 요구에서 출발해, 그것을 실현토록 솔루션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설명에 의하면 ‘주변 소음제거 기술’은 휴대폰에 채용된 두 개의 마이크(듀얼 마이크)를 이용해 통화자 목소리만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게 특징이다.

SK텔레콤 설명에서 주목할 부분은 ‘두 개의 마이크’와 ‘상대방에게 깨끗한 음성 전달’ 등 두 가지이다.

우선, 듀얼 마이크가 강조된 것은 과거에도 유사한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퀄컴이 대표적인 기술 보유 업체. 퀄컴의 고대건 부장은 “퀄컴이 이전에 보유한 기술은 싱글 마이크를 채용한 휴대폰에 적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과 같은 취지로 기술이 개발됐지만 싱글 마이크로 노이즈를 제거하고, 목소리를 깨끗하게 전달하는 등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도록 했던 바, 기술적인 한계를 노출시킬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업계 주목도 덜 받았다.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스테레오 방식 휴대폰이 인기를 끌자, 퀄컴 기술을 뛰어넘은 듀얼 마이크에 대응하는 기술을 업계가 요구하게 됐고, 오디언스/퀄컴/울프슨 등은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오디언스가 먼저 상용화시켜 SK텔레콤 및 도코모와 손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과거에도 존재하던 기술이 신기술인 양 포장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 기반한다.

다음으로 상대방에게 음성을 깨끗하게 전달하는 부분이다. 이는 소음제거 기술에서 기본이다. 기본이지만 관건이 되는 것은 양방향 기능의 지원 여부 때문이다. 내가 소음 기술 채용 휴대폰으로 상대에게 또렷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은 좋지만, 상대가 소음 기술 도입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설령 가지고 있더라도 내 주변이 시끄럽다면 나는 상대방 주변 소음의 영향을 극복할 방법이 없게 된다. 업체들 갑론을박은 그래서 벌어진다.

울프슨의 비즈니스 개발사업부의 데이비드 몬테이스(David Monteith) 부사장은 “경쟁사 기술의 경우 통화 상대에게만 음성을 깨끗하게 전달할 뿐, 소음이 심한 곳에서 통화를 하는 사람은 상대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하게 된다”며, 오디언스 기술을 공격했다.

"울프슨의 주변 소음 제거 기술은 전송경로 소음 제거 기술을 제공할 뿐 아니라 수신 경로 소음까지 제거한다. 휴대폰 스피커의 백그라운드 사운드를 없애기 위해 액티브 안티-노이즈(anti-noise)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양방향 소음을 모두 제거할 수 있다"(데이비드 부사장)

울프슨 공격에도 불구하고 수신경로 소음 제거 기술에 관련해 오디언스는 아직 구체적인 기술 발표 일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수신경로 소음 제거에 관한한 퀄컴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퀄컴측은 ‘리시버 보이스 인핸스먼트’로 불리는 수신경로 소음 제거 기술의 경우, 연말 경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말에 발표된다는 것은 올 4분기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퀄컴 칩셋에는 이 기술이 채용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기술이 발표되고 칩셋이 상용화되는 데 보통 1년 정도 걸린다는 것을 감안할 때 퀄컴의 수신경로 소음 제거 기술 탑재 칩셋은 내년 하반기에나 공식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퀄컴은 리시버 관련 기술 발표가 늦는 것에 주눅들지 않고 있다. 경쟁사보다 더 좋은 기술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주변의 소음만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가장 높은 ‘윈드노이즈’ 제거 기술도 연말에 발표하는 것으로 퀄컴은 경쟁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고대건 부장은 “바람소리는 사람 목소리와 달리 방향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바뀔 확률이 높다”며, “이로 인해 바람소리를 제거하려면 상당한 기술적인 난이도를 요구하는데, 퀄컴은 하반기에 이와 관련된 기술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솔루션 업체 전략도 다양=듀얼 마이크와 양방향으로 깨끗한 음성 전달 외 솔루션 업체들간 기술 및 마케팅 전략은 약간씩 다르다. 이도 주목할 점이다.

휴대폰 사용자 입장에서는 소음제거의 퀄리티가, 단말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칩셋 가격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단말을 살 때 소비자는 소음제거 퀄리티를 따질 것이고, 칩셋을 선택할 때 제조업체는 칩 가격을 따질 것이기 때문이다.

주변소음 제거 퀄리티는 업체별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디언스는 25데시벨까지, 퀄컴은 25~30데시벨까지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격은 솔루션 업체별 전략이 상이한 것만큼 차이를 드러낸다.

퀄컴은 항상 그렇듯이 자사 베이스밴드칩셋에 기술을 내장시키는 형태를 취한다. 베이스밴드칩에 통합되는 만큼 소음제거 전용 칩셋보다 가격적인 매리트를 제시할 수 있고, 최적화에도 유리하다는 게 퀄컴 자랑이다.

이와 달리 오디언스는 소음제거 기술만 지원하는 전용 칩셋으로 공급했다. 이후 발표할 제품은 마이크 모듈과 통합시키는 등 다양화를 꾀하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베이스밴드 칩셋 업체와 협력해 원칩(SoC)으로 만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지만 업계 최초로 발표된 ‘A1010’은 그렇게 못했다.  가격도 1개당 5달러나 된다. 휴대폰에 채용되는 부품 중 핵심이 아니면서 5달러 가격은 제조업체들이 채용에 고민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오디언스측은 “대량 생산을 할 수 없는 고객 맞춤형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제조업체가 원하는 스펙에 맞게 제품을 개발해 소량만 공급하기 때문에 개발비 등을 포함했을 대 5달러 이하 가격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퀄컴 및 오디언스와 달리 울프슨은 자사 다양한 제품을 소음제거 기술과 통합시켜 원칩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피력했다. 소음제거 기술 외 엠프/코덱/3D 등 휴대폰에 내장되는 다수의 기술까지 한 칩에 집적시키겠다는 것. 다수의 기능을 통합시킨다는 차원에서는 퀄컴과 다르지 않지만, 휴대폰의 핵심 부품인 베이스밴드 기술과는 통합될 수 없다는 게 퀄컴과의 차이점이다. 울프슨은 베이스밴드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

◆시장 요구 급증=과거에 그리 부각되지 않던 소음제거 기술이 최근 급부상한 것은 서비스 사업자들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울프슨측은 “보다 깨끗하고 선명한 통화음질 제공이 화두가 되면서 SK텔레콤이나 NTT도코모 등 서비스 사업자가 앞장서 솔루션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 급부상 원인을 짐작케 했다.

일본과 한국에서 먼저 시작됐다고 선진 시장에서만 이 같은 요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인도와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지하철과 식당 등에서 엄청난 소음이 발생할 정도로 통화환경이 나빠 이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도 계속 대응 단말 공급을 요구하고 있다”고 업체들은 설명했다.

신흥시장에 공급될 솔루션은 가격이 관건인 바, 어떤 업체가 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가, 경쟁력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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