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 16 프로 10개월 사용기
새로운 아이폰의 공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아이폰 15 시리즈는 상당히 만족하고 사용했던 반면 아이폰 16 프로는 상당히 지루한 제품이었고, 오히려 아이폰 16 일반 모델이 더 인상 깊었는데, 아무래도 변화의 폭이 너무 좁지 않아서이지 않나 싶은 생각입니다. 아무튼 아이폰 16 프로를 출시 당일부터 꾸준히 대략 10개월 정도 사용해 보면서 느낀 점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디자인은 전작이랑 똑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아이폰 디자인은 아이폰 11 프로부터 시작해서 16 프로까지 큰 변화가 없었고 카메라 센서 크기로 인해 카메라 섬만 조금씩 커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카메라 섬 디자인도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여기다 아이폰 15 프로에서 가장 만족했던 티타늄 테두리 디자인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같은 제품을 2년 동안 쓰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차이가 아예 없는 건 아닌데, 디스플레이 크기가 0.2인치 늘어났습니다. 전체적인 크기가 아주 살짝 커지고 특히 베젤을 많이 줄여서 0.2인치를 확보했습니다. 이 부분은 업그레이드보다는 다운그레이드에서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데, 실제로 같이 놓고 비교하면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다못해 다이나믹 아일랜드 크기가 줄어든다거나 했다면 체감되는 부분이 더 크겠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제자리입니다. 그리고 티타늄 소재를 사용하면서 187g이라는 아이폰답지 않은 가벼운 무게를 가진 아이폰 15 프로를 아주 만족하면서 사용했기 때문에 다시 12g이 늘어난 아이폰 16 프로는 묵직한 느낌을 계속 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게는 큰 고려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불편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가벼운 제품을 오래 사용하다 무거운 제품으로 교체하니 확실히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유지해 온 디자인도 이제 마지막이 될 것 같은데, 물론 호불호가 크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새로워진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상황이긴 합니다.

아이폰 16 프로 10개월 사용기
A18 프로는 좋은 성능을 보여주면서 딱히 큰 문제도 없는 잘 만든 AP였습니다. A17 프로만 해도 초반에 특정 사용자들 대상으로 발열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발열로 인한 스로틀링도 느낄 수 있었는데, A18 프로는 AP 자체로 이슈가 있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8GB 램입니다. 애플이 램 증설에 인색한 게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이젠 한계가 왔습니다. 애플의 AI인 애플 인텔리전스는 사실 없는 기능과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이 애플 인텔리전스 최소 요구 사양이 8GB 램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패드 미니 A17 프로나 아이폰16e, 그리고 급나누기를 그 어떤 제조사보다 잘하는 애플이 아이폰 16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에 같은 용량의 램을 넣어줬다는 것 자체가 최소 8GB라는 얘기인데, AI 자체에서 요구하는 램 용량도 많을 뿐더러 안 그래도 지금 껍데기만 있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램 증설과 함께 애플 인텔리전스에 더 힘을 쏟아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아이폰 16 사용자들은 아직도 베타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사용하면서 1년을 베타 테스터가 된 셈입니다.


감성과 로고가 전부인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해외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국내에서는 느낌이 심상치 않습니다. 다른 제조사들의 발전 속도에 비해 더뎌도 너무 더딘 발전 속도와 아직도 특유의 고집을 부리고 있는데, 이러다 위험해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리 2.0은 고사하고 애플 인텔리전스 자체도 타사 AI에 비하면 없는 수준이고 그마저도 아직 베타 딱지를 붙이고 있는 것도 사용자 입장에선 상당히 열받는 부분입니다. 사람들이 점점 애플을 떠날 준비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카메라 역시 큰 변화는 없고 사진보다는 동영상 촬영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라 조금은 아쉽습니다. 트렌드 자체가 사진보다 영상임은 맞지만, 그래도 사진의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카메라 자체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3배 줌 5배 줌 망원에만 신경을 쓸게 아니라 촬영 결과물도 상당히 중요한데 사실 지금 아이폰의 망원 카메라는 처참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고스트 현상도 마찬가지고요. 다음 아이폰에선 일단 망원 카메라 업그레이드는 확실해 보이는데, 과연 고스트 현상을 해결했을지 아마도 많이 관심을 받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