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애플은 물론, 삼성전자와도 대적할 만한 경쟁 스마트 기기를 만든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오픈소스인 구글의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통해 전세계 스마트폰 1위에 오른 삼성전자에 특히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현지시각) 구글이 지난해 인수한 모토로라를 통해 애플 아이폰은 물론, 삼성전자 갤럭시S와도 경쟁이 가능한 이른바 ‘엑스(X)폰’을 개발중이라고 밝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글과 모토로라가 아이폰과 갤럭시S 등에 대응할 새로운 X폰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스마트폰 진영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독자플랫폼 ‘바다’를 처음 탑재한 ‘웨이브(Wave, S8500)’.
이에 따르면 구글은 모토로라의 부활을 위해 X폰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실제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X폰 개발자들에게 삼성전자를 뛰어넘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인 X폰 개발 이후에는 ‘엑스태블릿’개발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구글이 지난해 125억달러(약 13조5000억원)에 모토로라를 인수할 당시, 삼성전자 등 업계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당시 구글이 모토로라 독점으로 자사 OS를 이용한 하드웨어를 제조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구글은 ‘개방’을 확약한 바 있다.
당장 삼성전자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데는 업계가 입을 모으고 있다. 이미 최근 노키아를 제치고 전세계 휴대폰 1위 자리에 오르면서 스마트폰 1위 등 글로벌 휴대전화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로서는 자사 단말 대부분을 차지하는 안드로이드 탑재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를 우려, 그동안 삼성전자는 ‘바다’나 ‘타이젠’, 윈도 등 멀티OS 전략을 표방해왔지만, 시장 실적은 미미한 실정이다. 안드로이드OS 관련, 독점적 형태의 모토로라 공급이나, 차별화된 제공이 이뤄질 경우, 갤럭시S가 이르면 내년 출시 예정인 X폰과 경쟁할 수 있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독자 스마트폰 개발이 삼성전자 등 협력사들의 ‘변심’에 대비한 보험성격이라는 분석도 있다. 애플이 아이폰을 가지고 시장을 개척하듯, 독자 스마트폰 제조를 통해 애플의 전략을 따라가겠다는 구글 속내라는 것이다.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구글이 모토로라에 ‘올인’하는 형태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드로이드 시장점유율 1위에는 삼성전자 등 써드파티 제조사들의 활발한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OS 파편화가 불가피한 무리수를 두겠느냐는 지적이다. 특히 궁극적으로 애플과의 일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적전 분열’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속내야 어떻든 삼성전자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우군들이 ‘안드로이드 올인’ 정책을 재고해야할 시점이라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멀티OS 전략 강화, 안드로이드 기본형만 갖고 이를 변형해 쓰는 킨들파이어 형태 등이 업계가 예상하는 대응책들이다.
한편, X폰은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 채택, 이미지와 동작인식 기능 강화 등을 통해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할 방침이라고 WSJ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