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본사 1층 ‘올레스퀘어’에는 맛있는 커피도 팔지만, 무엇보다 KT가 내놓은(혹은 내놓을) 모바일 기기 신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 사람들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와이파이가 지원되는 쾌적한 공간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디바이스들을 만지며, IT를 체험한다.
이 곳에서 단연 인기를 끄는 것은 단연 아이폰4와 아이패드다. 들고나는 출입구 바로 오른편에 전시된 이들 단말은 단순 ‘전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직접 써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남녀노소 즐거움이 가득하다.
올레스퀘어에는 모두 6대의 아이폰4가 설치돼 있다. 초기, 2대에 불과했지만, 이달 중순 예약가입을 앞두고 4대를 더 늘렸다. 그 옆에는 아직 국내에 공식 들이지 않은 아이패드도 배치돼 출시 임박을 알리고 있다.
이 곳에서 아이폰4를 만져본 사람들이면 한가지, 의아한 사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6대 모두 웹 브라우징(인터넷 검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음이나 네이버 등 웹 검색을 위한 앱은 물론, 아이폰 기본 앱인 ‘사파리’도 찾아볼 수가 없다.
이들 앱을 내려받을 수 있는 ‘앱스토어’조차 삭제돼 있다. 결국, 인터넷을 써보고 싶어도, 앱을 내려받고 싶어도 진열된 아이폰4로는 어떤 식으로든 확인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유가 뭘까?
그에 대한 답은 굳이 현장의 안내가 아니더라도 별도 놓인 안내판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다른 고객님들을 위해 유해 컨텐츠 설치나 불법 다운로드, 해킹 등의 행위를 삼가해 주세요.’
KT 관계자 말. “많은 사람들이 찾다 보니 일부가 웹 검색을 통해 문제가 될 만한 콘텐츠 등을 깔아놓거나 내려 받곤 한다”며, “일전에는 아이폰4를 해킹한 사례도 발생했다.”
현재 깔려 있는 OS는 iOS 4.1로 이 최신 버전은 탈옥 툴이 나오질 않아 탈옥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초기 버전이 깔려 있을 때 누군가가 아이폰4를 탈옥해놓고 갔다는 설명이다.
정 인터넷 검색을 경험하고 싶으면, 장 내 KT 관계자에게 부탁하면 된다. ‘차단’을 푸는 식으로 사파리 등을 재구성해 준다.
없는 건 또 있다. 아이폰4 화면 상단 끝 왼쪽을 보면 ‘SIM 없음’이란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USIM 카드가 탈착된 상태인 것. 이건 또 왤까?
USIM이 없으면 음성 통화?SMS는 물론, 아이폰4 장점인 와이파이를 이용한 영상통화 ‘페이스타임(Facetime)’ 이용이 불가능하다. 어이없게도 “USIM 카드 도난이 빈번하기 때문”이란 답이 돌아왔다.
30일 현재 6대의 아이폰4 가운데 한 대에만 USIM이 꽂혀 있다. ‘페이스타임(Facetime)’을 체험토록 하기 위한 것인데, 역시 페이스타임 기능을 갖춘 단말이 있어야만 실제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문명의 이기’라도 사용자가 ‘문명인’이 아니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사실, 올레스퀘어 내 ‘반쪽짜리’ 아이폰4가 그걸 보여주는 것 같아 다소 씁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