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대, 이용자 선택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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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의 경쟁이 다음, 네이버 등에 치명적 위기를 안길 것으로 우려됐다. 멀티 플랫폼 도입 초기인 만큼, 모바일 환경 하 이용자 선택권 보장 등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방송통신위원회 주최, 한국인터넷진흥원 주관으로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모바일 환경에서의 이용자 선택권 보호 토론회’에서는 이용자 관점의 선택권 보장이 어떻게 이뤄져야 할 지가 집중 논의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스마트폰 시대, 이용자 선택권을 보장하자는 주장에 대해 방청객으로 참석한 KAIST 한 교수는 "플랫폼이 내게 아닌데, 빌려쓰면서 왜 내 것 안 넣어주냐고 주장하는 꼴"이라고 지적,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권영선 교수(KAIST)를 좌장으로 한 토론에는 발제를 맡은 한상기 교수(KAIST 문화기술대학원), 김영완 수석(삼성전자), 한종호 이사(NHN), 유창하 센터장(다음), 김중태 원장(IT문화원), 홍진배 인터넷정책과장(방통위)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유창하 센터장(다음)은 “‘무료’를 표방하는 안드로이드 경우, 제조업체 입장에서 GMS(Google Mobile Service), GED(Google Experience Device) 방식으로 구글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며, “일신교(아이폰)가 세상을 지배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헌금을 걷는 다신교(윈도 모바일, 안드로이드) 역시 위험한 건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유 센터장은 “MS와 구글 모두 공교롭게도 인터넷 사업자로서, 두 진영간 경쟁이 최근 인터넷 업계가 사활을 거는 검색과 지도, SNS의 디바이스 번들링으로 갈 경우, 다음이나 네이버 등은 치명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 센터장은 이 때문에 “초기 단계를 잡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술 산업 분야는 초기 규칙 세팅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기업 경쟁력 아닌 그 외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면 이후 회복이 어렵고 사회적 비용 지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도입이 초기단계인 만큼,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했다.

김영완 수석(삼성전자)는 “개방형으로 가면서 승인절차 등 오픈마켓 승인과정 리젝트 등을 정책적으로 제거해가야 한다”며, “스마트폰 경우, 우리나라가 도입단계인 만큼, (이용자 선택권 보호 같은) 이런 주제를 논의 해 시장 참여자들이 다 윈윈 할 수 있는 방향성을 갖는다면 가장 좋다”고 말했다.

한종호 이사(NHN)는 “어떤 디바이스, 플랫폼, 브라우저든 원하는 서비스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용자 선택권 문제를 논의하는 오늘 자리가 시의적절하다”며, “모바일 플랫폼 중립성 원칙이 세워져야 이용자가 편리하고, 개발자들도 단말/OS별 제품을 개발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이사는 아울러 “이용자를 팔아 이익을 챙기자는 관점이 아니다”며, “막 열리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립성이 보장되면 기업 이익뿐 아니라, 새로운 개발자 커뮤니티나 이용 환경이 구축돼 무선인터넷 산업 전체가 커지기 때문이다”고 일부의 비판을 방어했다.

소비자를 대표한 김중태 원장(IT문화원)은 “선택권을 주는 문제에서 시장간 경쟁은 좋지만, 정부나 제도적으로 진입을 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기업 등이 시장원리에 따라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히 개방을 통한 국내 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에 대해서는 “아이폰 덕분에 삼성?LG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나가는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개방하면 전파독점으로 편안하게 돈 벌던 SKT도 글로벌 기업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방통위 홍진배 과장도 “트랜지션 상황에서는 초기 게임의 룰을 세팅하는 게 중요하다”며, “IT업계는 톱니효과로 뒤로 못 가는 특성이 있어 소비자 후생이나 업계 건전성 저해 요소를 나중에 바로 잡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고 지적했다.

홍 과장은 “이 이슈는 복잡한 정책 이슈로서 다양한 논의와 소통이 중요하다”며, “사용자 불편, 행위적 제한을 감안, 빠른 시간 내 방향성을 정립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당초 참석 예정이었던 구글코리아 조원규 사장이 불참, 아쉬움을 샀다. 좌장을 맡은 권영선 교수는 “오늘 반대편 입장에 선 구글이 빠졌는데, 왔으면 더 좋은, 뜨거운 토론이 됐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구글은 ‘이용자 선택권 보호’라는 토론회 주제가 ‘개방과 공유’를 앞세운 자사 입장과 부합되지 않아 불참하게 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구글은 이날 ‘방통위 포털 CEO 간담회 관련 구글의 입장’을 통해 지난 1일 최시중 위원장과 함께 한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포털 대표들의 발언이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닌 채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유감과 우려를 표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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