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진영의 대표 단체인 블루투스 SIG(Bluetooth SIG)는 지난 12월 17일(미국 시각), 센서용 저전력 버전 ‘블루투스 4.0(Bluetooth 4.0)을 발표했다.
‘저에너지 블루투스’로도 불리는 ‘V.4.0’은 1Mbps 속도로 8~27바이트 정도 아주 소량의 데이터 패킷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량의 정보를 전송하는 센서에 적합한 기술이라는 게 블루투스SIG 설명이다.
블루투스 SIG가 꼽는 주요 특징은 ▲극히 적은 피크전력, 평균전력 및 대기전력 ▲코인 셀로 수 년간 작동할 수 있는 역량 ▲저비용 ▲다수 업체간 호환성 ▲더 길어진 송수신 거리 등. 저비용, 저전력의 무선 연결성을 장점으로 의료 및 건강, 스포츠와 피트니스, 보안, 홈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 적용을 기대하고 있다.

CSR코리아 유원영 지사장은 “모든 전자업계 고민이 PC에서 휴대폰으로 넘어간 상태에서 다음 어떤 수요를 가져갈까 하는 문제”라며, “커넥티비티 전문업체들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4.0이다”고 강조했다.
이 기술은 2006년 노키아가 발표한 2.4GHz대 초절전형 무선기술 ‘와이브리(Wibree)’를 근간으로 한다. 블루투스 SIG는 2007년 와이브리 기술을 저에너지 블루투스 기술 규격으로 채택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저에너지 블루투스 기술은 ‘무한한 시장 확장’이 장점으로 꼽힌다. 블루투스 선도업체인 CSR코리아(지사장 유원영) 역시, 이러한 ‘4.0’의 시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CSR코리아 조인혁 부장(기술영업팀)은 이와 관련, “‘4.0’은 아이디어 싸움”이라며, “신발이든 헬스기구 든 사용처가 무궁무진 해 누가 어디다 먼저 적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4.0’, 업계 블루투스 접목 대폭 확장”=버전 ‘4.0’까지 블루투스는 진화를 거듭해 왔다. 전송 거리와 속도 확장에 더해 저전력까지 블루투스는 경쟁 기술에 앞서 휴대전화 등을 중심으로 급성장 해왔다. 현재 속도를 중시한 ‘3.0’ 과 저전력 중심 ‘4.0’버전은 블루투스의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대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블루투스는 처음 휴대전화와 헤드셋 간 파일 전송을 가능케 한 버전 1.0에서 AFH(Adaptive Frequency-Hopping spread spectrum) 방식을 도입, 무선랜(와이파이) 채널 간섭을 피해 공존을 가능케 한 ‘1.2’로 발전한다.
블루투스 채용이 본격화된 것은 EDR(Enhanced Data Rate)를 채용, 이론상 ‘3M’의 속도를 실현한다는 ‘2.0’버전부터. 조 부장은 “기존 ‘1.2’까지의 속도 1Mbps가 EDR를 통해 이론상 3M, 실제 1.2Mbps를 체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2.1’에는 기기간 접속을 손쉽게 해 유저 편의성을 높인 스펙이 추가됐다.
블루투스 버전 ‘3.0’과 ‘4.0’은 현재, 차세대 블루투스 기술을 대표한다. ‘3.0’ 경우, 경쟁기술이었던 와이파이(무선랜)을 끌어안아 최대 24Mbps를 지원, 기존 데이터 속도를 10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오디오 스트리밍이나 파일 전송 같은 용도를 대상으로 한다. 최근 스펙은 정해졌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가장 최근 발표된 ‘4.0’은 전송속도 대신 전력소모 극소화에 초점을 맞춘 사양. 코인셀(소형 수은전지)로 몇 년간 사용이 가능한 특장점을 활용, 대량의 정보를 전송하는 센서에 사용되는 기술이다.
조 부장은 “‘3.0’ 경우, 올 하반기 첫 제품 출시에 이어 내년 일반화가 예상되고, ‘4.0’ 탑재 제품은 하반기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관련 칩이 제공되면, 이르면 내년 여름께 첫 제품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4.0’ 첫 탑재 제품으로는 스마트폰이 유력하다는 게 조 부장 판단이다.
‘4.0’ 관련, 블루투스 SIG를 총괄하는 마이클 폴리(Michael Foley) 전무는, “모든 종류의 새로운 제품에 저에너지 블루투스 모듈이 등장할 것이다”며, “이것은 블루투스 무선 기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우리의 목표를 향한 중요한 진전이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블루투스 SIG는 가령 휴대전화에서 버전 ‘3.0’과 ‘4.0’을 결합할 경우, 필요시 고속 데이터 전송률을 제공하면서, 일부 용도로는 저전력 기능을 사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저전력 블루투스, 경쟁 ‘지그비’ 압도”=이미 블루투스 4.0을 지원하는 칩은 CSR를 포함, ST마이크로와 에릭슨이 설립한 ST에릭슨(ST-Ericsson) 등이 발표한 상태.
이와 관련, CSR는 최초 4.0 탑재 제품이 자사 칩을 이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SR에 따르면, 블루투스 SIG 인증을 최초로 받은 것도 이 회사 4.0 칩이다.
모든 블루투스 기술에 대응하는 만큼, 3.0만큼 4.0 역시 CSR가 주목하는 시장이다. 3.0에 비해 아직 칩 개발이 끝나지 않은 상태지만, 애플리케이션이 복잡하지 않고 업데이트 개념으로 릴리즈 하기 때문에 지원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CSR코리아 조인혁 부장은 “(블루투스 4.0이)칩 값을 별도로 받지 않는 대신, 그 기능이 퍼져 시장이 확대된다면, 예전에 못했던 일들이 많이 가능해진다”며, “시계업체나 센서업체의 관련 제품 개발을 지원, 다양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부장에 따르면, 무엇보다 ‘4.0’은 블루투스 모듈에 부가되는 기술로서?블루투스 3.0과 함께 제공될?경우, 별도 칩 가격이 매겨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덤’이란 설명인데, 이 기능을 통한 시장 확대를 겨냥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조 부장은 “칩 값을 별도로 받지 않는 대신, 그 기능이 퍼져 시장이 확대된다면, 예전에 못했던 일들이 많이 가능해진다”며, “시계업체나 센서업체의 관련 제품 개발을 지원, 다양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예로 적시한 게 시계. 지금은 주머니나 가방 안 휴대폰을 일일이 꺼내 봐야 스팸인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차고 다니는 시계에 블루투스 4.0 기술을 접목하면 시계에 콜러ID(발신자번호)를 보여줘 바로 이를 거절하는 식이다.
심장박동기나 혈당측정기 등 의료기기 역시, 기존 데이터 수집 후 컴퓨터 연결을 위해 USB 등이 필요했지만, 이를 휴대전화로 확장하면, 가령 앱스토어에 이를 가능케 하는 앱을 올려 번들로 제공할 수도 있다.
CSR코리아 유원영 지사장 역시 4.0에 거는 기대가 수요 창출임을 앞세웠다. 유 지사장은 “모든 전자업계 고민이 PC에서 휴대폰으로 넘어간 상태에서 다음 어떤 수요를 가져갈까 하는 문제”라며, “커넥티비티 전문업체들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4.0이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센서업체들의 ‘무한’ 시장 확장에 있어 유사 기술인 ‘지그비(Zigbee)’는 경쟁기술로 부각된다. 가령, TV리모콘을 지그비로 할 지, 저전력 블루투스로 가져갈 지 업체 선택 사항이라는 것.
역시 지그비와의 경쟁에 있어서도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의 경쟁우위는 ‘무료’라는 데 있다. 조 부장은 “블루투스는 하드웨어(모듈)를 재사용하기 때문에 비용 투자 없이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며 지그비 대비 탁월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이미 휴대전화 탑재가 일반화된 블루투스 모듈에 비용 없이 ‘4.0’을 추가한다는 데 마다할 제조업체는 없으리란 분석이다. 별도 앱 없이도 휴대전화만으로 ‘리모콘’ 기능이 더해지는 것.
CSR는 이외 스탠드 얼론 형태 별도 저전력 블루투스 칩도 준비 중이다. 센서업체나 시계 회사 등을 대상으로 이들 반도체에 내장하는 형태, 쓰임새를 기대하고 있다. 무선 개발 경험이 없는 이들 업체들을 지원하는 차원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칩은 시계처럼 디스플레이나 입력장치, 운영 CPU가 있는 경우, 호스트 시스템과 연동, 무선 접속을?돕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과, 칩 자체 시스템으로 센서만 붙여 휴대전화에 전달해주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후자 경우, 신발 적용이 대표적으로 걸음을 센서가 감지, 이를 체크하는 식이다. 둘 다 가격은 아직 미정.
조 부장은 CSR의 블루투스 4.0 대응과 관련, “앞으로 나오는 칩은 모두 4.0을 지원할 것”이라며, “스탠드 얼론 형을 포함, 휴대전화나 다른 디바이스 채용에 있어 가장 앞선 업체 기술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와이파이(3.0), 와이브리(4.0) 등 경쟁기술의 혼용을 통해 블루투스가 진화한다는 점에서 블루투스 진영의 다음 진화 방향을 물었다.
조 부장은 “노키아가 와이브리 기술을 무상 제공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쓸 수 있도록 해 시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블루투스 유저들은 UWB(Ultra-wideband)와 NFC(Near Field Communication) 연동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3.0’ 옵션으로 기대되는 UWB 접목은 속도 향상을 위해, NFC 경우 별도 하드웨어 없이 근거리에서 비접촉 성능을 구현다는 점에서 블루투스 칩 통합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세트업체는 별도 개발이 불필요하다는 편의성이 있다.
조 부장은 “보안기술이 뛰어난 만큼, 블루투스가 이 경우 중심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 부장은 인터뷰 말미 세트업체에 대한 당부의 말도 더했다. 과제도 많고 바쁜 건 알지만, 새로운 기술에 대한 능동적인 태도가 아쉽다는 것이다.
CSR를 포함 칩 업체와 휴대전화 등 단말 업체들 간 1등을 위한 협업을 통해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나가야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지 않느냐는 조언이다.
CSR코리아 위상에 대해서는 유 지사장이 말을 거들었다. 유 지사장에 따르면, 타 글로벌 업체와 달리 CSR에 있어 ‘코리아’는 독자 지역(Region)으로 중시된다. ‘휴대폰 톱 5’에 2개 업체가 포함돼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신제품도 가장 먼저 릴리즈하고, 아이디어도 상당부분 가져간다는 것이다.
3월말 현재 CSR코리아의 직원 수는 약 40명. 올해말까지 45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중 8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엔지니어. 비율로 따지면 80%에 달한다.
